[동아사이언스] 사람 장 속에만?...식물에도 마이크로바이옴 있다 (2018.04.18)

사람 장 속에만?...식물에도 마이크로바이옴 있다

- 동아사이언스, 2018.04.18 (원문보기) -


우리 몸 속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 몸에서 인체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할 정도다. 

 

이들 미생물 군집, '마이크로바이옴'은 대부분 소장이나 대장 같은 소화기관에 서식한다. 비만, 당뇨, 아토피, 암,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과 관련 깊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인간은 건강과 면역의 상당 부분을 미생물에 의존하는 셈이다. 

 

식물에게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 다만 동물과 달리 미생물들이 장 속이 아니라 주변 토양에 모여 산다는 점이 다르다. 토양 속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물의 '외부 면역계'를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고도로 복잡한 자연 환경 속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미생물들의 성질이나 역할을 규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식물과 식물이 내뿜는 항균 물질은 주변 토양의 박테리아나 식물을 먹이로 삼는 곤충, 초식동물 등과 생태계를 형성한다 - 아르네 바인홀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이안 볼드윈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실험을 실시, 그 결과를 17일 (현지시각) 학술지 e라이프에 게재했다. 야생 담배 (Nicotiana attenuata)의 유전자를 조작해 항균성 펩타이드를 분비하게 했다. 이 담배가 내뿜는 항균 물질은 식물에 유용하다고 알려진 박테리아를 공격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 조작 식물을 온실 및 자연 환경에서 각각 재배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교란돼 미생물의 생장이 방해받지 않았을까? 결과는 연구진의 예상과는 달랐다. 온실 환경에서는 유전자 조작 식물이 유익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일부 있었지만, 실험한 모든 품종에서 같은 효과가 나지는 않았다. 자연 환경에선 유전자 조작이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자연 상태에서 자란 유전자 조작 담배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 물질을 시퀀싱한 결과, 미생물 군집은 그다지 변한게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자연 상태 토양은 다양성이 풍부해 약간의 교란 시도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자연 환경에서 식물 주변 토양의 마이크로바이옴은 회복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실험실 환경이 아닌 자연 상태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이 연구는 농사에 쓰이는 항균 펩타이드가 유익한 박테리아를 함께 죽일 수 있다는 우려를 덜어주는 결과로도 풀이된다.  


한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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